대법, 렌털계약 채권양도 사건 파기환송…조건 성취 입증책임·대항사유 기준 제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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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렌털계약에 따른 렌털료 채권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금융기관이 계약자를 상대로 채권 이행을 구한 사건에서, 계약 효력이 특정 조건의 성취에 달린 경우 그 조건이 실제 성취됐다는 점은 권리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또 채무자가 채권양도 승낙 당시 상당한 정도로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사유가 양도 후 비로소 발생했다면 그 사유를 양수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2부는 2026년 8월 12일 양수금 본소와 부당이득금 반소 사건(2026다202594, 2026다202595)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21일 대법원 판례속보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는 2023년 10월 30일 소외 회사와 커피머신 렌털계약을 체결했다. 렌털료는 월 83만3330원(부가가치세 포함), 기간은 설치일로부터 48개월로 정해졌다. 계약서에는 제품이 인수·설치돼야 렌털계약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계약서 표지 하단의 채권양도 승낙서에는 계약자가 회사의 금전채권 양도에 아무런 이의 없이 승낙한다는 문구와 전자서명이 포함돼 있었다.

원고인 금융기관은 이 렌털계약에 따른 렌털료 지급을 구하는 본소를 냈고, 피고는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이미 지급한 렌털료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원심은 피고가 별도 약정을 통해 렌털제품이 계약서상 설치주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 설치되는 점에 동의했다는 등의 이유로 계약 효력이 발생했다고 봤다. 또 설령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피고가 채권양도에 이의를 보류하지 않고 승낙한 이상 그 사유로는 채권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 렌털계약이 '렌털제품이 인수돼 설치된다'는 조건이 성취될 때 비로소 효력이 생기는 정지조건부 법률행위라고 봤다. 따라서 피고가 설치 장소 변경에 동의했더라도 그 장소에 렌털제품이 실제로 설치됐다는 조건이 성취돼야만 렌털료 채권이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지조건부 법률행위에서는 조건이 성취됐다는 사실을 그에 따라 권리를 취득하려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법 제451조 제1항과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고 채권양도를 승낙한 경우 양수인의 신뢰와 거래안전을 보호하는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무자가 승낙 당시 이미 존재하거나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던 사유에 대해서만 이의를 보류할 수 있는 만큼, 양도 후에야 비로소 대항사유가 발생했고 채무자가 그 발생 가능성을 상당한 정도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그 사유를 양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사건 채권양도 승낙 당시에는 렌털제품 설치가 예정돼 있었으므로, 실제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계약이 무효라는 사유는 승낙 후에 발생한 사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가 승낙 당시 그런 사정이 상당한 정도로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근거도 찾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실제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계약이 무효라면 피고가 당시 이의를 보류하지 않았더라도 그 사유로 양수인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 이 기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분석·정리한 기사입니다.

김지호 기자 khky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