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보류됐다. 다만 그가 90억원 가량을 기부했거나 할 예정이란 점을 감안해 여야가 조만간 표결 처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노경필·박영재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반면 20대 딸이 이른바 '아빠 찬스'로 비상장 주식을 사고 팔아 최대 63배의 시세 차익을 봤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 후보에 대해서는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여야는 이 후보에 대해 추후 긍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특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는 약 90억원에 상당하는 많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 장기간에 걸쳐 그렇게 많은 돈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강조해 온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이라며 “재산 관련 논란이 있을지라도 이를 상쇄할 만큼 기부행위를 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청문특위의 요구로 제출한 추가자료에서 “후보자 지명 전 기부 약정 합계 53억1400만원, 청문회를 계기로 기부를 결정한 비상장주식 약 37억원으로 합계 90억원 정도 기부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야당 간사인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 답변을 보면 아직도 국민적 불신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법관 후보자로서 솔직하고 성실한 답변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박범계 인청문특위 위원장은 “이숙연 후보자 인사청문 관련 진행 방향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에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들 중 유일한 여성이란 점도 국회 인준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분석된다.
전날 인사청문회에 따르면 이 후보 장녀 조모씨(26)와 장남은 각각 8세와 6세 때인 2006년과 2007년 이 후보 남편(자녀의 아빠) 돈으로 남편 형제가 대주주인 비상장사 A고속 주식을 약 300만원에 각각 매입했다.
17년이 흐른 지난해 주식을 4100만원에 팔아 각각 13배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당시 이 후보자도 주당 2만6000원에 2391주를 매입해, 지난해 사모펀드에 매각해 가족 전체가 얻은 시세 차익은 22억원이다. 12년 동안 가족 전체가 이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만 7억7200여만원에 달한다.
이 후보의 딸 조씨는 19세 때는 아버지에게 증여받는 돈으로 아버지가 추천한 화장품 연구 개발업체 B사의 비상장사 주식을 800주를 1200만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5월 아버지에게 절반을 되팔아 6년만에 원금의 63배 가량인 3억8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조씨는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한 신축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딸의 이 집의 가액은 7억7000만원이다. 조씨는 건물임대채무로 2억6000만원을 함께 신고했다.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문제가 불거지자 “비상장 주식 등 37억여원을 기부하겠다. 남편도 맡고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남편이) 늦게 얻은 딸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조급한 마음에 송구한 일을 했다”며 “중요한 시기에 (남편을) 원망도 많이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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