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사 전 부관 "尹, 두번 세번 계엄하면 된다고 말했다"

권규홍 기자 입력 2025-05-12 19:06 수정 2025-05-12 19:06
  • 오상배 전 수방사령관 부관 "계엄 당일 尹,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비화폰으로 전화"

  • "尹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지시해...배신감 느껴 진실 밝히기로 결심"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서 오전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서 오전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한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의 부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계속 계엄을 하겠다고 말한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지귀연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세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오상배 전 수방사령관 부관(대위)는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이 나눴던 통화 내용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오 전 부관은 계엄 당일 국회 출동 당시 이 전 사령관과 같은 차 안에서 대기했으며 군용 비화폰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가 와서 이 전 사령관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총 네 번의 통화 내용을 들었고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 전 부관은 첫 번째 걸려온 전화에 대해서는 "이 전 사령관이 '다 막혀 있는데 총을 들고 담 넘어서 들어가라고 했다'는 취지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고,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오 전 부관은 세 번째 통화에서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많아 접근이 어렵다'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을 하지 않자 대통령이 대답을 강요하듯 '어, 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네 번째 전화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뒤 걸려 왔다며 "'지금 의결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190명이 나왔는지는 확인도 안 되는 거니까 계속해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내가 (계엄) 선포하기 전에 병력을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를 해서 일이 뜻대로 안 풀렸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며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두번, 세번 계엄 하면 되니까' 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오 전 부관은 "처음에는 윤 전 대통령이 법리적으로 옳은 일을 하고서 책임을 다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체포의 체 자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한 인터뷰를 보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 대위의 수사기관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증거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반발해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따로 기재해 두기로 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한 뒤 처음 열린 공판이다. 앞서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이 공소장을 송달받은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직권남용 사건은 다음 기일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서울고법이 지하주차장 출입을 불허하면서 재판이 시작된 뒤 이날 처음으로 지상 출입문으로 법정에 입장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고 빠른 걸음으로 포토라인도 지나쳤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도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차를 타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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