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홍의 리걸마인드] 문형배-김형두, 전현직 헌재소장 권한대행 '한약방 평행이론' 눈길

권규홍 기자 입력 2025-04-22 18:38 수정 2025-04-22 18:38
  • 문형배, 경남 진주 한약방 운영한 김장하 장학금으로 서울대 법대 졸업

  • 김형두, 전주에서 한약방 운영한 양복규 이사장이 설립한 동암고 졸업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 선고를 내리며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헌법재판소, 그중 전·현직 권한대행들의 개인사가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문형배 전 권한대행과 현직인 김형두 권한대행 두 사람은 '한약방'을 매개체로 평행이론이 이뤄져 화제다.

2019년 4월 문 전 권한대행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때 독지가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 때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사하러 간 자리에서 선생은 '자신에게 고마워 할 필요 없고 갚으려거든 사회에 갚으라'고 말했다"며 김 선생에게 감사를 표했다.

경남 진주의 독지가로 유명한 김장하 선생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중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만 18세에 한약업사 자격증을 취득해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했다. 김 선생은 한약방을 운영해 얻은 수익으로 1983년 진주에 명신고등학교를 세워 1991년 국가에 헌납했고 1000명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는데 문 전 권한대행 역시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다.

이 밖에도 김 선생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노력과 기부활동을 이어갔지만 한사코 자신은 한 일이 별로 없다며 무수한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다. 이는 2022년 ‘어른 김장하’라는 제목의 문화방송(MBC)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전 권한대행에 이어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된 김 대행 역시 한약방과 연관이 있다.

김 대행은 전북 전주 동암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동암고 법인인 동암학원 설립자 양복규 이사장 역시 김 선생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수성가해 '동아당 한약방'을 개업했고 한약방을 운영해 얻은 수익으로 1981년 동암고를 설립했다.  

아울러 두 사람 성품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문 전 권한대행은 재산으로 6억7545만원을 신고했는데, 당시 청문회를 진행한 여야 의원들도 수십 년 근무한 법관 평균 재산에 미치지도 못한다며 문 전 권한대행의 청렴함을 높이 샀다.

또 김 대행은 인사 청문회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둘째 아들을 키우고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아들을 위해 아내는 교사직을 내려놓고 둘째 뒷바라지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 대행은 20년 넘게 아들과 함께 매주 산에 오르고 있으며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주최한 달리기 대회나 세계자폐인의 날 기념식 등에도 꾸준히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대행은 청문회 당시 "하루종일 둘째를 돌봐야 하는 힘겹고 고단한 생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러한 힘겨운 삶의 경험들은 저에게 세상에는 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고, 주변에 우리 가족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저로 하여금 세상을 좀 더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고, 법관으로서 자세나 시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혀 대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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