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대화' 그 검사…'과반' 민주당이 뿔낼 대법관 후보들

홍재원 기자 입력 2024-05-13 10:31 수정 2024-05-13 10:41
  • 이완규, 평검사 대화서 盧와 대립각

  • 이균용, 대법원장 부결 후 '하향 지원'

  • 8월 대법관 3명 교체, 후보군 55명

 
이완규 법제처장     유대길 기자
이완규 법제처장 [유대길 기자]


오는 8월 교체될 대법관 후보군에 이완규 법제처장(63·연수원23기)이 올라 눈길을 끈다. 그는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가진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바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 미지수다.
 
13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후임 대법관 후보 5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 이완규 처장이 들어 있다.
 
이 처장은 검찰 재직시절 손꼽히는 기획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는 2003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할 때 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법무부 장관이 갖고 있는 인사 제청권, 실질적인 인사권을 매개로 정치권의 영향력이 수없이 검찰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강금실 당시 법무장관을 겨냥한 비판이다. 이 처장은 당시 “검찰 전체 구성원이 수긍할 수 있는, 또 다 납득하고 또 따를 수 있는 그런 인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이익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도 했다.
 
검사들이 강하게 대통령을 공격하자, 노 대통령이 한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는 말이 아직도 회자된다.
 
이는 민주당의 ‘검찰개혁’의 첫 계기로 작용했다. 훗날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서거하자 ‘인사권을 활용한 검찰 제압’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장관 등에게서 강하게 제기됐고, 시간이 더 지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처장이 대법관 후보가 되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치러야 한다. 문제는 대법관은 국회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192석을 차지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후임으로 지명됐지만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이균용(61·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심사에 동의해 후보군에 올랐다.
 
그는 10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비롯해 재신신고 누락 등의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동의안이 부결됐다. 한 마디로 대법원장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가 대법관으로 ‘하향 지원’을 한 셈으로, 이런 경우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 부장의 낙마로 75일간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벌어졌고 대법 전원합의체 선고가 중단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그런데도 대법관을 하겠다고 나선 것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으며, 국회 통과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부결시킨 인물이 또 다시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포진한 22대 국회에서도 표결 대상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관 중 8월1일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이 퇴임한다. 대법원은 내외부에서 천거 받은 105명 중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심사에 동의한 이들 55명을 추렸다.
 
13일부터 27일까지 법원 안팎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55명의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등 정보를 누구나 확인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제청 인원 3배수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중 3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추천위원장은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맡았다. 김선수 선임대법관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간다.
 
비당연직 중 외부 인사는 이 총장과 김균미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초빙교수,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촉됐으며 법관 위원으로는 권창환 부산회생법원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아래는 피천거인 중 심사동의자 명단.
 
구회근 권혁중 기우종 김대웅 김무신 김문관 김복형 김성수 김성주 김수일 김시철 김용석 김우진 김정중 김종호 남양우 노경필 마용주 문광섭 박순영 박영재 박영호 박원규 박진환 박형순 박형준 손봉기 손철우 신동헌 심준보 오영준 우라옥 윤강열 윤승은 이건리 이광수 이규홍 이균용 이숙연 이완규 이원범 이재권 이제정 이준명 이창형 이헌 정계선 정재오 정준영 조한창 차문호 최호식 함상훈 홍동기 황진구(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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