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물학대 범죄자는 벌금만 낼까

  • 계속해서 발생하는 불특정 동물 학대
  • 약한가? 강한가? 동물학대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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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4 14:36
수정 : 2022-07-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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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발생한 청둥오리 학대 사건 현장에 부착된 경찰의 경고문. [사진=인스티즈(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야생동물, 반려동물 등 모든 동물에 대한 학대는 법에 따라 처벌된다. 그런데 여전히 그 처벌이 벌금을 내는 것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도봉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은 지난 13일과 16일 오후 5시경 학생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오리를 향해 돌을 던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신고를 접수했고 수사에 착수했다.

확인 결과 남성 2명이 돌팔매질해 방학천(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지내던 청둥오리 가족 6마리가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이들이 범죄 후 전동 킥보드를 이용해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 22일 하천에 돌을 던져 오리 여섯 마리를 죽게 한 혐의로 10대 청소년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다.
 
형제 사이인 청소년 2명은 호기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자진 출석하면 자수로 인정해 드리겠으나 끝까지 제안을 거부하고 외면할 시 법에서 정하는 가장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직접 경고문을 붙이며 해당 사건이 절대 가볍게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명시했다.

이렇게 야생동물을 죽였을 때 받는 가장 큰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방학천에 살고 있던 청둥오리 가족. [사진=인스티즈(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길고양이, 이제는 청둥오리까지

불특정 동물 학대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11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디시인사이드(다양한 주제를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미니 갤러리 커뮤니티 서비스로 제공하는 갤러리)의 ‘야옹이 갤러리’에 잔혹하게 고양이를 학대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업로드됐다.

1월 28일 해당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글엔 회갈색 고양이가 포획용 틀에 갇힌 채 온몸에 불이 붙어 몸부림치는 영상이 함께 게재됐다. 이후 자신이 학대 영상을 올린 당사자라고 밝힌 네티즌은 “더 많은 털바퀴(바퀴벌레처럼 빠르게 번식하는 길 고양이를 비유하는 말)를 잡아 태우겠다”는 글을 작성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에는 학대 게시글이 올라오기 전 학대를 예고하는 글이 사전에 올라왔다.
해당 글에 대해 경찰은 글을 올리는 것 자체는 개인의 자유기에 처벌할 수 없고 학대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한 학대 게시글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처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2월 11일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 업로드된 고양이 학대 사진.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법으로 살펴본 동물 학대 처벌

청둥오리 가족 죽음과 같은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학대를 가한 경우 아래와 같이 처벌받을 수 있다.

야생생물법 제2조(정의)
1. “야생생물”이란 산ㆍ들 또는 강 등 자연상태에서 서식하거나 자생(自生)하는 동물, 식물, 균류ㆍ지의류(地衣類), 원생생물 및 원핵생물의 종(種)을 말한다. 일정한 장소 또는 시설에서 사육ㆍ양식 또는 증식하는 야생동물도 포함된다. 

야생생물법 제8조(야생동물의 학대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야생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학대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법 제68조(벌칙) 1. 때리거나 산 채로 태우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2. 목을 매달거나 독극물, 도구 등을 사용하여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3. 그 밖에 제2항 각호의 학대 행위로 야생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로 야생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69조(벌칙) 야생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일반 동물의 경우에도 학대를 가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
 

1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온 동물학대 사진 댓글.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보호법 제2조(정의)
1. “동물”이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동물을 말한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ㆍ양서류ㆍ어류 중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의 협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학대를 통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법 제46조(벌칙)
①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학대를 통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2.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3.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4.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학대를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처럼 야생동물과 반려동물, 일반적 감각기관을 지닌 동물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은 학대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제2조(동물의 범위)
「동물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다목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이란 파충류, 양서류 및 어류를 말한다. 다만, 식용(
食用
)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한다.

방학천의 마스코트였던 청둥오리의 소식에 누리꾼들은 “오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너무 화나고 속상하다” “약한 존재를 괴롭히고 즐거움을 얻다니 너무 끔찍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가해자가 학생이라는 이야기에 촉법소년으로 가볍게 처벌받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법원 판결, 솜방망이 처벌...되풀이되는 이유

5월 17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9)씨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1년 6월 본인의 주거지인 아파트 1층 베란다에서 반려견을 비닐봉지에 담아 베란다 밖으로 던졌다. 반려견이 자신의 손가락을 물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상 3m가량 높이에서 추락한 반려견은 안구가 탈출되고 늑골 골절이 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 하지만 처벌은 벌금형에 그쳤다.
 
손가락을 물었다는 이유로 동물을 학대한 사건은 수차례 반복돼 왔다.

2021년 6월의 경우에는 아내와 자신의 손가락을 문 반려견을 때리고 벽에 던져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이에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잔인한 폭력을 행사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상당한 비난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처벌은 벌금 300만원에 그쳤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동물 학대 솜방망이 처벌이 제2의 고어방을 만든 것이다”라며 “얼마나 더 많이, 잔혹하게 동물들이 죽어야 벌금형이 아닌 법정 최고형이 실행될 수 있는 거냐”며 비판했다.

한 변호사는 “동물학대와 관련된 법은 강화되고 있지만 벌금형이 대부분인 이유는 사법부에선 형법 조문과는 별개로 양형기준표에 따라 판결을 하기 때문이다”라며 “벌금형에 그친다는 것은 사법부에서 동물학대 관련 사안을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사법부에서도 경각심을 가지고 엄격한 처벌을 통해 재발방지에 기여해야 한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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