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변리사 싸움..."줘" vs "못 줘" 소송대리권

  • 변리사에게 지적재산권 관련 민사소송의 소송대리인 되는 변리사법 개정안 국회상임위 통과
  • "민사소송제도 근간 흔들" vs "변리사 참여해야 특허 소송 대응 수월"
  •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외국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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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07 10:00
수정 : 2022-06-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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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호사와 변리사 간 '직역 다툼'이 갈수록 태산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5월 12일 변리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변리사에게 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적재산권 관련 민사소송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에 한하고, 재판에 출석시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그러나 개정안의 요지는 결국 변리사에게 ‘민사소송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번 변리사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변호사 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소송대리는 소의 제기부터 증거제출과 증인신문 등 변론, 항소에 이르기까지 소송 전반에 걸친 일체의 포괄적 권한대리”라면서 “체계적인 법률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변호사시험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가에게 이같이 포괄적인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은 로스쿨제도 도입의 취지와 민사소송법 체계에 반하며, 실무적으로도 많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리사 단체는 개정안에 대해 적극 환영하고 있다. 특히 특허청 차원에서 직접 나서 이번 변리사법 개정안 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인실 신임 특허청장은 지난달 31일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제도를 도입하겠다”면서 변리사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변리사 측은 이번 개정안이 변리사의 단독대리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사소송법 해석을 두고도 ‘다른 법률에서 허용’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재판상 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외국의 입법례는 어떨까
 
미국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BAR)을 합격하여 변호사로서 등록한 사람들 중에서 이공계 학위를 가진 변호사가 추가로 특허 관련 법리에 대한 시험을 거쳐서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가 되고 있다. 그와 같은 과정을 거친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만 특허 관련 소송 수행을 할 수 있다. 위 과정을 거치지 않은 변리사(Patent Agent)는 소송 수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독일은 변리사에게 특허 등 침해 소송에서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독일 변리사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불복 절차에서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구두로 의견을 진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영국은 ‘Legal Service Act 2007’을 통해 2010년 1월 1일부터 변리사 제도를 폐지했다. 그러면서 특허변호사와 상표변호사 제도를 신설하는 사법개혁을 단행했다. 현재 특허와 상표에 관한 모든 업무를 변리사가 아닌 변호사가 담당하고 있다. 1882년 설립된 특허변리사회(Chartered Institute of Patent Agent)가 변리사 제도 폐지 정책에 발맞추어 2006년 특허변호사회(Chartered Institute of Patent Attorneys)로 명칭을 변경했다. 특허변호사 및 상표변호사에 관한 자격부여 업무에 관한 사항을 2013년 1월 1일부터 변호사 업무를 관장하는 법률서비스 위원회(LSB)로 이관했다.
 
일본은 2002년 변리사법을 개정하여 침해소송에서의 공동소송대리권을 일부 인정하는 ‘부기변리사’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이 유일하게 공동소송대리권을 인정하고 있다. 부기변리사로서 특허 등 침해소송에서 공동소송대리권을 갖기 위해서는 소송절차와 윤리 교육이 포함된 ‘특정침해소송’ 연수를 받고 논문형 업무대리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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