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위헌, 재판서 감형될까

  • 검찰, 공소장 변경 등 조치
  • 법원, 구체적 사정 고려해 판단
  • 국회, 보완 입법 등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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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09 12:13
수정 : 2022-01-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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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A씨는 지난해 5월 혈중알코올농도 0.055%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1심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법정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았다. 지금은 재판이 모두 끝났고 선고기일만 남았다. A씨는 1심과 달리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감형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윤창호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 조항(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음주운전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헌재는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를 강하게 처벌하는 이유는 그 ‘반복성’, 즉 상습범인 경우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서 사회의 안전에 더 위협이 되기 때문인데, 지난 음주운전으로부터 6개월 만에 또 음주운전을 한 사람과, 지난 음주운전으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음주운전을 한 사람을 모두 동일하게 상습범이라고 보아 똑같이 강하게 처벌하는 것은, 10년 만에 음주운전을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윤창호법’ 조항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 법의 적용을 받아 진행 중인 재판의 적용 법조가 모두 음주운전 일반규정으로 바뀌었다. 검찰은 △수사 중인 사건 △재판 중인 사건 △재판이 확정된 사건 등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 중인 반복 음주운전 사건은 도로교통법에 원래 존재한 음주운전 규정을 적용한다. 기준은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에 명시된 혈중알코올농도 처벌 범위다.
 
운전면허 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면 기존 윤창호법과 양형이 같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검찰은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 공소장을 변경하고 죄에 상응하는 구형을 할 방침이다. 재판 결과가 확정된 사건도 당사자가 재심 청구를 하면 공소장 변경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등 법원의 판단이 뒤집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주지법 형사2부는 지난달 7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는 원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98%이었고, 음주운전으로 2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재판에서 감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대구지법 제3-2형사항소부는 최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095%였지만, 2017년 7월 징역 8월을 선고받고 이듬해 2월 가석방됐으며 음주운전으로 6차례 처벌을 받았다. 재판부는 재범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양형 판단을 하고 있다. 윤창호법 위헌에도 불구하고 감형 재판을 속단할 수 없는 이유다.
 
윤창호법 위헌에 따라 국회에서도 보완 입법의 움직임이 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10일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10년 내에 같은 사유로 처벌을 받을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양기대 의원도 지난달 14일 비슷한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윤창호법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감형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법원은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양형 판단을 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감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볼 수는 없다. 재판 당사자의 구체적 사정에 맞는 재판 전략으로 재판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