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김웅·손준성의 '모르쇠 전략..."검찰 법꾸라지" 비판

안동현 기자 입력 2021-11-04 17:06 수정 2021-11-04 17:06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인물 김웅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검찰이 여권인사와 기자들을 고발하도록 야당을 부추켰다는 '고발사주' 사건으로 공수처 조사를 받은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텔레그램 대화방이 완전이 복원되는 등 증거가 명확해지고 있는데도 범행을 "실체가 없다"며 혐의를 잡아떼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두 사람에 대한 사법처리는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면서도 추가 소환조사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3일 12시간 가까운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이날 밤 9시 30분 기자들을 만난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당시 수많은 제보가 왔다"면서 "당시 야당 정치인에게 오는 제보는 (제보자가) 여러 상황과 조건 때문에 직접 고발하거나 문제제기가 어려우니, 정치권에서 문제제기를 해달라고 오는 제보"라면서 고발사주 의혹을 부인했다. 이는 자신에게 온 특정 여권 인사를 고발해야 한다는 제보는 대검이 의도적으로 작성해 보낸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런 제보는 당연히 고발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그것을 고발사주로 이름 붙이면 모든 제보는 고발사주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검찰 관계자가 보낸 제보가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저한테 제보를 해주시는 분은 제 목숨처럼 신원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대답을 피했다. 이어 김 의원은 텔레그램 제보자를 기억하지 못하며, 고발장이 전달된 사실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고발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씨와의 녹취록에 대해 "내용을 전체적으로 봤는데 상당한 '악마의 편집'이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또한 녹취록에 등장하는 '저희'가 무엇이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녹취록의 전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 어떤 취지에서 얘기가 오갔는지, 고발사주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얘기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일 고발사주 의혹의 또 다른 핵심인물로서 13시간 가량 공수처의 조사를 받은 손준성 검사는 '손준성 보냄'이 표시된 텔레그램에 대해서, 자신은 텔레그램의 최초 전송자가 아니고, 누군로부터 전달받은 것을 반송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손 검사 부하직원이 고발장의 첨부 자료인 실명 판결문을 검색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는 정보수집 업무의 일환이라며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들의 '잡아떼기 전략'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김웅 의원이 고발된 지 55일 만에 소환됐다"면서 "법 좀 안다고 수사기관을 무시하는 후안무치에 분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록에 고발 지시 사항이 다 담겨있는데 모른 척하는 것이 가당하냐. 시간의 진실은 진실의 편"이라면서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소환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같은 날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텔레그램방과 통화 복구되어 전문이 나와도 기억 안 난다 발뺌하는 김웅, 보냈다는 기록이 나와도 반송한 거라는 손준성"이라면서 "다 검사 출신. 법망 피하는데 귀신 같은 검찰 법꾸라지들”이라고 이들의 '모르쇠 전략'을 비판했다.

또한 이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이) 기억이 안 난다면서 복원된 통화녹음 녹취록은 ‘악마의 편집’이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며 "‘일도이부삼백(一逃二否三back)’, 걸리면 도망가고, 잡히면 부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백(background)을 쓴다는 ‘악마의 법꾸라지’가 또 출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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