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레이더] ‘깜깜이 판결문’ 이제는 사라져야

국회입법조사처, ‘소액사건 제도의 운영 현항과 개선 과제’ 보고서 발간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회 입법조사처가 민사 소액사건에 대해 대상범위가 넓고, 판결이유를 생략할 수 있는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7일 ‘소액사건 제도의 운영 현항과 개선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소액 민사사건을 간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결이유 생략이 가능하고, 일정한 사유로 상고도 제한된다. 게다가 소액사건 대상범위도 법률이 아닌 대법원규칙에서 소가 3000만원 이하로 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소액사건의 정상화 논의는 재판의 ‘공정성’, ‘신속성’, ‘비용’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관한 문제”라며 “그동안 법원은 사건의 절대 수량 및 난이도 있는 사건의 증가 상황에 직면해 법관 증원 등의 측면보다는 소액사건의 대상을 확대해 대응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자원의 추가적 투입을 검토하는 등 접근방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소액사건 기준을 살펴보면, 미국은 상당수의 주가 5000달러(약 566만원) 이하의 사건만을 대상으로 한다. 일본은 60만엔(약 610만원) 이하, 독일은 600유로(약 80만원) 이하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현재 국회에도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안이 3건 발의돼 있다. 소액사건에서도 판결이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한편, 소액사건 범위를 대법원규칙이 아닌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손해배상사건의 경우 과실비율이나 금액산정의 근거 등 계산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쟁점이 복잡하고 치열하게 다투어진 사건 등 당사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 등 일정한 유형의 사건에 대해 선별적으로 기재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법무부는 “현행법에서 ‘주문이 정당함을 인정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 이유의 요지를 구술로 설명’하도록 해 판결이유를 충실히 제시하도록 하고 있고, 소액사건에서의 이유기재를 의무화한다면 법원의 업무 과중 등으로 인해 소액 민사사건을 간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고자 하는 소액사건심판법의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 변호사는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판결 이유를 알 수 없어 부득이 항소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많다”며 “재판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축이다. 법원의 재판을 받았음에도 납득하지 못해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분명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민사 소액사건에 대해 판결 이유를 기재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적어도 일정한 유형의 사건에 대해서는 판결 이유 기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