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도, 서면조사도 없이 '이성윤 공소장'에 등장한 조국

뜬금없는 '조국 팔이'.... "김학의 풀어줘야 했나"는 부정적 여론 확산 방지용

공소장 작성·발표에 위법성…박범계 장관 "사안 심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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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학의 출국금지 관련 사건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된 가운데 언론에 공개된 공소장에 조국 前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조 前장관이 이규원 검사를 보호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서면조사조차 없이 검찰이 조 前장관을 사실상 공범으로 취급한 것일 뿐만 아니라, '언론플레이'까지 나선 것이어서 차후 법적 책임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뜬금없이 13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외압 의혹을 담은 공소장은 조국 전 장관이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장관은 이광철 당시 청와대 선임행정관로 부터 허위 출금 서류 작성 혐의를 받고 있던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에 대한 구명을 요청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요청을 받은 조 前장관은 윤대진 당시 법무부 감찰국장에게 '구명요청'을 전달했고 윤 전 국장은 안양지청이 이 검사 및 불법 출금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 대략적인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조 前장관은 '어떠한 지시나 개입도 한 적 없다'고 보도내용은 물론 검찰의 공소장 자체를 부인했다. 언론보도는 물론 공소장에 담긴 내용 자체가 소설이라는 반응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 前장관은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대상에 올랐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조 前장관이 소환조사를 받거나 서면조사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공소장을 '소설'이라고 보는 것도 '조사조차 받은 적이 없는데 왜 이름이 거론되느냐'는 불편한 시각이 반영된 표현으로 풀이된다. 

공소장을 작성하기 전 사건관계인의 진술 혹은 서면진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더구나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사실상 공범관계에 있다고 적시할 정도로, 언론에 배포할 목적이 있었다면 최소한의 조사절차를 거치는 것이 당연하다. 

이같은 당연한 절차를 건너뛰고 작성된 공소장을 검찰이 공공연히 배포한 것은 정치적 목적 등 불순한 의도가 포함돼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건을 조국 전 장관과 억지로 연결시키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김학의를 붙잡은 것이 왜 죄가 되냐'며 검찰의 태도를 비판하는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아주로앤피의 취재에 따르면 이번 공소장 공개가 비공식적 경로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공소장은 국회의 요청으로 법무부가 국회에 제공한 것이 언론보도에 사용되는데, 이번 공소장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법무부에 확인한한 결과, 법무부는 아직 공소장을 국회에 제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소장 제공요청도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조 전 장관의 외압 의혹이 담긴 이성윤 지검장의 공소장 유출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며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시사했다. 14일 박 장관은 법무부 앞 기자들에게 “(관련 사안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다”며 피의사실 관련 언론 보도 행태에 대한 대응 의지를 시사했다. 현재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공소장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

앞서 박 장관은 여러차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수사팀의 피의사실공표 의혹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표출해왔다. 지난달에는 이성윤 지검장에 대한 수원지검의 기소 여부 보도가 연이어 나오자 "수사가 언론과 매우 밀접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