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연수원 vs 법무연수원…총선서 부활 나선 검찰청 '유배자들'

  • 친문‧친윤 갈리며 검사들 정치 성향 대립
  • 보복 인사로 연수원 '정치 유배지'로 전락
  • 정치권 양당 잇단 영입에 대거 총선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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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31 00:36
수정 : 2024-03-3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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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영진시장 삼거리에서 영등포을 박용찬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영진시장 삼거리에서 영등포을 박용찬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북 전주을) 후보. 대척점에 서 있는 이들에게 검사 출신이란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법무연수원 좌천 경력을 갖고 있다는 대목이다.
 
3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검사 출신 정치인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경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출신이란 점이다. 수사권이 없는 법무연수원 발령은 검사들 사이에서 한직 좌천으로 분류돼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전성시대’는 다소 의외다. 과거 화려한 직책을 마지막으로 거친 검사들이 영입돼 정치 무대에 데뷔하던 것과 달라진 풍경이다.
 
‘친문’, ‘친윤’ 등 검사들이 정치적 색채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며 대놓고 갈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를 시작으로, 그에 반발하며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 정부까지, 정권이 ‘미운 털’ 박힌 검사들을 연수원으로 좌천시키며 이들이 되레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연수원19기‧충북 청주서원),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20기‧경남 통영고성), 유상범 전 창원지검장(21기‧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등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전 정부 라인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사표를 내고 정치권에 뛰어들었고, 이번 총선에서도 후보로 뛰고 있다.
 
여당에서 이번 총선을 지휘하는 한동훈 위원장(27기)도 ‘당연히’ 전 정부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거쳤다.
 
반면 이번 정부 들어서는 연수원으로 ‘유배’된 검사들 명단이 확 바뀌었다. 법무부는 지난 2022년 연구위원 4명을 9명으로 늘려가면서까지 ‘친문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켰다.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23기)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첫 검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그는 지난해 9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을 '전두환 하나회'에 빗대다 결국 해임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를 영입인재로 발탁해 전북 전주을 후보로 공천했다.
 
신성식 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27기) 역시 이번 정부 출범과 함께 연수원을 거쳐 정계로 뛰어들었다. 다만 민주당 순천·광양·구례·곡성갑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29기)는 본인이 연수원으로 가진 않았지만, 배우자(이종근 전 서울서부지검장‧28기)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사례다. 부부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 쪽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사들이 정치적으로 갈려 있다보니, 양측은 서로 권력의 희생자라고 주장한다. 한동훈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검사들을 날렸고 저 역시 좌천됐다”고 말했다. 이성윤 후보는 “한동훈 위원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나는 윤 사단의 전횡과 횡포에 맞서 싸우다 징계를 받고 해임됐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연수원은 법무부 소속 공무원 및 유관 기관 직원의 교육·훈련과 법무 정책의 연구·조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원장은 통상 퇴임을 앞둔 고검장급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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