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아동·청소년은 ‘성착취 피해자’

아청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성매수 범죄에 이용된 아동·청소년은 모두 ‘피해자’로 규정하기로 했다.

지난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시민단체가 성매수 범죄에 이용된 아동·청소년을 성매매에 가담한 것으로 규정하는 법률을 개정하자고 요구한 지 10여 년 만이다.

개정안은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을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보호처분을 선고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개정안의 제안이유는 “현행법에서 성매매에 유입되는 아동·청소년을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아동·청소년을 ‘피해아동·청소년’으로 정의하지 않고 성을 사는 행위의 ‘대상아동·청소년’으로 정의하여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하고 있다”며 “따라서 성매매 유입 아동·청소년은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쳐 관할법원 소년부에 송치되거나 교육과정 혹은 상담과정을 마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간 시민단체들은 ‘대상아동·청소년’ 규정 탓에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처벌하고 교정하려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게다가 보호처분은 피해아동·청소년에게 처벌로 인식되는 탓에 이들이 피해 신고를 꺼리고 성착취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게 만든다며 개정을 요구해왔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은 모두 ‘피해자’로 규정하게 됐다.

다만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개정안의 입법취지 및 관계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피해아동·청소년’의 정의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고,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에 대한 정의조항을 둘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해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이번 개정으로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설치·운영근거를 마련해 이들에 대한 법적·의료적 보호를 강화할 기반을 만들었다.

게다가 신상등록정보의 공개·고지대상을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에서 ‘성범죄를 저지를 자’로 확대했다. 아울러 형법 제305조에 따른 13세 미만 모든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의 죄에 대해서 공소시효를 배제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아청법 개정을 위한 의제를 제안하고, 법률안을 만들고, 외국 국회의원 장관 초빙, 릴레이 성명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하지만 매번 법무부와 법사위의 반대에 부딪혔는데 드디어 계란으로 바위를 깼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정 법률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국회 본회의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