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 무죄 선고 후 윤씨가 받게 될 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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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의 재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지난 6일 열렸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쪽의 입증계획을 듣고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추리는 절차를 밟는 과정이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병찬)는 이 사건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재심 청구인인 윤씨(53)에게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낀다. 윤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고 사과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미 검찰은 윤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씨의 변호인측은 “윤씨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해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시 증거의 문제점을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수사 관계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의 반론권도 보장된 상태에서 실질 심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씨의 무죄 선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윤씨는 이날 “당시 판사들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다. 그들의 사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살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모두 이를 기각했다.

이에 윤씨는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됐으나,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씨가 이 범행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자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14일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형사소송 절차에서 재심이란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법원에 청구할 수 있을까?

재심이란 확정된 유죄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해당 사건을 다시 심리하여 그 오류를 바로잡는 구제절차를 말한다.

재심 신청은 검사 또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나 그의 법정대리인이 할 수 있다. 만약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심신장애가 있다면 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변호인 등이 청구할 수 있다. 청구기간은 피고인이었던 사람이 사망한 후에도 할 수 있고,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않기로 된 후에도 할 수 있어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

다만 재심신청은 모든 경우에 가능한 것은 아니다. 원판결의 증거가 된 증거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 또는 변조되었음이 증명된 때, 무죄 등을 선고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경우, 형사 법률에 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경우 등 형사소송법 제420조에 열거된 7가지 사유에 해당 될 때만 가능하다.

한편 재심은 법원이 재심을 개시할 것인지 여부를 먼저 심리한 후, 재심을 개시하기로 결정 하였다면 재심 대상 사건 자체를 다시 심리하는 2단계 절차로 나누어져 있다.

윤씨의 경우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재심 개시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이춘재 8차사건’ 자체를 다시 심리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재심에서 이씨의 범죄로 확정된다면 윤씨는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지은 죄가 없음에도 억울한 수감생활을 한 경우, 국가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형사보상제도가 있다. ​​보상금액은 구금일 하루 기준, 무죄 판결을 받은 연도의 최저임금 일급(日給)의 5배 이하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만약, 올해 윤씨가 재심에서 무죄 확정이 된다면, 윤씨는 2019년 기준 일급인 약 67,000원을 구금기간 20년으로 하여 1~5배로 계산하면 대략 4억 8천여만원 ~ 24억 원의 범위 내에서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가운데 윤씨의 재심 절차가 시작된 8차 사건에 대한 수사를 6일 마무리 짓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씨에게 살인 등 혐의를, 당시 수사 검사와 경찰 등 8명에게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2차 공판 준비기일은 다음달 19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