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기자의 이슈 톺아보기] 달게 만들면 세금 더 내는 '설탕세'···외국선 효과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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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회 전경]

당·정이 설탕(당류)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와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강병원·김두관·이수진·홍영표(가나다 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은 당류가 들어 있는 식품을 제조·유통하는 회사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설탕 함량이 100L당 20㎏을 초과하면 100L당 2만8000원, 16~20㎏이면 100L당 2만원의 부담금을 제조사에게 각각 부과할 수 있다. 식품회사가 당 함량이 높은 음료를 만들수록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담배에만 부과하는 건강부담금을 설탕이 들어간 식품에도 부과해 판매감소와 저당 식품 개발 등을 유도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의료계에 따르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일반 음식을 통한 당류 섭취량의 1일 총칼로리 10%를 초과하면 비만은 39%, 고혈압은 66%, 당뇨병은 41% 발병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카콜라 500ml 제품의 경우 1병당 설탕 54g이 들어 있다. 이를 100L로 환산하면 당 함량은 총 10.8㎏이다. 만약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게 되면 코카콜라 사는 부담금으로 100L당 1만1000원을 내야 한다. 500ml 제품 하나당 55원의 세금을 더 내는 셈이다.

설탕세는 지난 1922년 노르웨이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2010년 이후부터는 프랑스, 핀란드, 미국, 멕시코, 태국, 말레이시아 등 40여개 국가가 국민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탕세를 도입했다.

실제 이들 국가 중 일부는 당류 섭취 감소로 이어지는 등 정책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2013년 설탕이 들어간 음료에 1L당 1페소의 설탕세를 부과한 후 음료 소비가 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도 설탕세를 시행한 이후 음료 제조사 절반 이상이 설탕 함량을 줄였다. 2017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설탕세를 도입한 태국에서도 당류 첨가 음료 대신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사용한 대체 음료가 잇달아 출시된 바 있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효과를 본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2011년 청량음료 한 캔에 1%의 '설탕세'를 부과한 이후 첫해에는 음료 판매가 약 3% 줄어들었으나, 그 이후 판매 억제 효과가 약해졌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도 같은 해 고열량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제품 가격이 비싸지자 국민들이 국경을 넘어 원정 쇼핑을 하는 바람에 1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노르웨이 역시 2018년 설탕이 들어 있는 식품에 세금을 전년 대비 83% 인상한 이후로 해당 식품 매출이 감소했지만, 이웃 국가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등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 한 관계자는 "늘어나는 당류 섭취 추세를 볼 때 국민의 식습관 개선을 위해 설탕세 도입을 고려할 수는 있다"면서도 "(설탕세는) 찬반 대립 및 (법안) 효과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설탕세 도입은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등을 포함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