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기자의 이슈 톺아보기] 근로자 월 가동일수 22일→18일…일실수입 산정시 배상액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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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그에 맞게 지급할 손해배상액도 낮춰라." 일반적으로 법원은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계산해 손해배상의 일실수입을 산정하고 있다. 일실수입이란 피해자가 사고로 잃게 된 장래소득을 말한다. 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한달 근무일을 22일로 보고, 이것을 기초로 손해액을 계산한다는 의미다.

◆월 가동일수 줄어드니···손해배상액↓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법원은 근로자의 일실수입을 산정할 때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18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주5일 근무제 등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따라 기존에 인정하던 근로자의 월 근로 일수를 기존 월 가동일수에서 나흘을 뺀 18일로 계산하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는 의료사고로 신체장애를 입게 된 A씨가 담당 의사와 병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50009)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에게 7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실수입을 산정하면서 도시 일용근로자 월 가동일수를 18일로 적용해 1심에서 인정된 6000여만원의 일실수입을 5100만원으로 낮춰 재산정한 것이다.

이에 반해 1심에서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계산해 “원고에게 7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A씨는 2014년 왼쪽 무릎 관절염을 수술받는 과정에서 담당 의사의 과실에 의해 신경이 손상됐다. 이후 근육이 약화돼 발목을 들지 못하고 발등을 몸쪽으로 당기지 못한 채 발이 아래로 떨어지는 ‘족하수’ 증상이 생겼다. A씨는 영구적 신체장애가 발생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 월 가동일수 감축 문제 꾸준히 제기

항소심 재판부는 “오늘날 우리 경제는 선진화되고 레저산업이 발달돼 근로자들도 종전처럼 일과 수입에만 매여 있지 않고 생활의 여유를 즐기려는 추세”라면서 “1990년대 후반 월 가동일수에 대한 22일의 경험칙이 처음 등장한 이후에 2003년 9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주5일 근무로 변경됐고 같은 해 11월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돼 대체공휴일이 신설되는 등 법정 근로일수는 줄고 공휴일은 증가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해당 판결은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 22일의 경험칙이 변경될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최근 보험회사 등을 중심으로 실제 현황과 통계에 맞게 월 가동일수 감축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실제 사건에서 그러한 주장이 간간이 제기돼 왔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판결과 같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가 18일로 줄어들게 된다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액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이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일실 수입(소극적 손해)의 계산은 ‘노임 X 근로 가동일 수 X 노동상실률’이다. 근로 가동일이 줄어들면 피해자의 피해배상액도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월 가동일수를 22일에서 18일로 축소하는 것은 손해배상액의 18% 이상의 감액 효과가 있다. 매우 중대한 변화다.

22일로 인정된 손해배상액이 과연 과다한 것이어서 감액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상고심의 판단을 주목해 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유대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