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판사 정보수집, 어떻게 봐야 할까?

서울행정법원 2020아1360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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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최근 검찰총장의 징계절차와 관련하여 많은 논의가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적인 부분에서부터 정치적인 부분에까지 다양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행정법원 2020. 12. 24. 선고 2020아13601 결정을 통해 2개월의 정직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어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징계사유로 다투어진 것은 ①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로 하여금 주요사건 재판부 판사들의 개인정보 및 성향 자료를 불법수집·활용하게 한 혐의, ② 한동훈에 대한 대검찰청 감찰부의 감찰착수보고를 받고 정당한 이유 없이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 ③ 한동훈에 대한 수사방해 목적으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하여 수사지휘권을 부당하게 행사한 혐의, ④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시 퇴임 후 정치시사 발언을 하여 검사로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신 손상이다.

필자가 관심 있게 보았던 것은 위 4가지의 사유 중 첫 번째, 주요사건 재판부 판사들의 개인정보 및 성향 자료를 수집·활용한 부분이다. 사건의 담당 검사나 재판부의 인적사항을 법조인대관 등을 통해 검색하여 보고, 검찰이나 법원에서의 변호권 침해사례 등을 접하는 것은 변호사의 일반적인 일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서울행정법원 결정 중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사건의 개요

신청인은 검찰총장의 직위에 있는 자이다. 피신청인 법무부장관은 2020. 11. 24. 신청인에 대하여 검사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하였다.

(징계혐의 중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에 관하여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청인은 2020. 2.경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담당자가 신청인이 직접 관여하여 기소한 이른바 ‘울산사건’ 및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사건’의 재판부 재판장에 관하여 ‘전 국회의원 관련 사건 등 주요 정치적인 사건의 판결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여부, 가족관계, 세평’ 등을 작성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사건의 담당판사 등에 관하여 “주관이 뚜렷하기 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 성향파악 어려우나 연로해 보이는 느낌” 등과 같은 세평과 주요 정치적인 사건의 판결내용, 개인적인 취미, 판사 블랙리스트인 물의야기법관 해당 여부, 대통령 취임시 기준 법원의 경희대학교 출신 부장판사급 이상 현황 등 판사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기재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자, 그 보고서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러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수사정보와 관련된 검찰사무의 기획·조정, 지휘, 감독 및 교육에 관한 사항, 검찰총장이 명하는 수사정보와 관련된 검찰사무에 관한 사항 등을 담당할 뿐, 위와 같이 판사들의 개인정보, 그것도 그 판사가 과거에 담당했던 정치적인 사건에 대한 판결 내용이나 특정 연구회 가입 여부, 대통령과 동일한 특정 대학교 출신인지 여부, 판사 블랙리스트로 알려진 물의야기법관 명단 포함 여부 및 그 내용, 판사의 가족관계, 세평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배포할 법령상 아무런 권한과 의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청인은 위법한 위 보고서에 관한 보고를 받고도 위와 같이 위법한 개인정보 수집행위를 중단시키거나 개인정보파일을 폐기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제3자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다른 부서 소속 공무원에게 제공함으로써 검찰총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직무 관련 공무원에게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를 하였다

이로써 신청인은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등에 규정된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검사징계법 제2조 제2호).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0. 12. 10. 1회 심의기일을 개최하고 2020. 12. 15. 2회 심의기일에서 심의를 종료한 후 위와 같은 징계사유를 인정하여, 신청인에 대하여 2개월의 정직을 의결하였다. 이에 대통령은 2020. 12. 16. 피신청인의 제청으로 신청인에 대하여 2개월의 정직처분을 하였다.


3. 서울행정법원 2020아13601 결정의 요지

(1) 판단범위

신청인의 임기, 본안소송의 재판진행 예상, 이 사건 집행정지의 만족적 성격,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집행정지 재판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판단은 집행정지의 법적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 등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정도로 함이 마땅하다.

(2) 본안청구의 승소가능성 정도에 대한 판단

신청인은,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은 인사이동 시기에 대검에 새로 부임한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이 소관 부서의 주요 공판사건과 관련하여 일선 공판검사를 지휘·감독함에 있어 참고자료로 사용할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이 개별적으로 재판부의 소송지휘 방식을 파악하는 것과 달리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3조의4 제1항에서 ‘수사정보와 자료의 수집, 분석 및 관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주요 특수·공안 사건을 선별하여 해당 재판부 판사들의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을 정리하여 문건화하는 것은 해당 문건이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와 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된다.

다만, ① 이 부분 징계사유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수사정보만 취급하고 공소유지 관련 정보는 취급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재판부 자료 취합과 작성, 배포 과정을 추가로 심리하여 공소유지를 위해 위 자료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점,

② 신청인은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은 법조인 대관, 인터넷 등 공개된 자료에서 얼마든지 확인 가능한 내용이라고 주장하나, 누구든지 법조인 대관, 인터넷 등 공개된 자료에서 얼마든지 확인 가능한 내용이라면 그 정보 중 일부 내용을 선택적으로 취합하여 문건을 만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워 자료의 취득 방법에 대하여 추가로 심리할 필요가 있는 점,

③ 피신청인은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이 재판부에게 불리한 여론구조를 형성하여 재판부를 공격, 비방하거나 조롱하여 우스갯거리로 만들 목적으로 작성되었고 실제로 그러한 목적으로 기자 등에게 배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나, 피신청인이 현재까지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추가로 심리할 필요가 있는 점,

④ 피신청인은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중 ‘旣 보고’라는 문구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문건이 반복적으로 작성되었다고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은 2020. 2. 대검 간부 인사이동 이후 새로운 간부들의 공판지휘에 참고하기 위해 일회성으로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는데, 피신청인이 현재까지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반복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추가로 심리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구체적인 작성 방법과 경위에 대하여 본안에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3) 종합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중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 위신 손상은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는 매우 부적절하나 추가 소명자료가 필요하며,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본안재판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이 사건 징계처분 절차에 징계위원회의 기피신청에 대한 의결과정에 하자가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결국 신청인의 본안청구 승소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점,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함이 맞다


4. 법관평가의 수집과 공개

법관평가는 변호사들이 재판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 등 문제를 막고 사법관료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8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처음 시작된 법관평가는 현재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고, 2017년부터는 단일 법관평가표를 마련해 평가지표를 통일했다. 법관평가의 결과를 법원에 전달하고 있는데, 우수법관의 실명은 언론에 공개되나 문제법관의 경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수법관은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 운영과 품위 있고 정중하며 친절한 태도로 당사자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변론권 및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였다고 평가된다.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고, 판결문이 논리적·설득적이며, 피해회복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모습 등이 그러한 평가의 근거이다.

그러나 일부 법관은 고압적 태도와 짜증을 내는 태도와 당사자를 무시하는 발언, 편파적 진행, 조정을 강요하거나 증거신청을 이유 없이 거절하고, 불성실하게 서면을 검토하며, 재판 결과에 대한 예단적 언행 등으로 최하점을 받고 있다.


5. 결론

서울행정법원 2020아13601 결정에서는 “판사들의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을 정리하여 문건화하는 것은 해당 문건이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와 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된다”고 단언하고 있으나, 이러한 판단이 판사에 대한 평가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미라면 동의하기 어렵다.

사법부의 독립이 건전하게 보장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건전한 비판과 평가는 감수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악용될 위험성은 실제 그러한 평가와 공개에 있어 허위의 사실이 기재되어 있거나 판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거나 사찰 등의 방법으로 사법권의 부당한 침해가 현존하는 경우에 문제 삼을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재판을 준비함에 있어 판사들의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을 정리하는 것은 매우 정당하며, 재판절차의 적정성과 사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에 부합하는 것이다. 평소 어떠한 법리나 연구주제에 관심을 가졌는지 알기 위하여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의 단체 등의 가입여부도 이러한 점에 부합하는 정보이다.

그러나 판사들의 ‘출신’이 포함된 부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판사들의 출신고향, 출신학교, 출신시험 등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어떠한 연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유인호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