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직원이 만든 회사 유튜브는 모두 업무상저작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4074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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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이다. 뛰어난 재능과 감각으로 무장한 1인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에, 많은 사람들이 ‘구독’과 ‘좋아요’를 보내고 있는 것에 발맞추어, 많은 회사들은 블로그와 함께 유튜브를 하나의 홍보채널로 삼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영상의 기획 및 제작단계에 직접 참여하여 자신의 재능과 감각을 발휘하고 있지만, 단순히 기업홍보용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 회사 내에 전담인력이 있지 아니한 이상 외주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회사가 직접 기획하고 회사 내의 영상담당직원이 업무상 제작한 동영상은 기본적으로 업무상저작물로서 회사에 저작권이 귀속된다. 그러나 회사직원이 제작하긴 하였으나 원래 담당업무가 영상제작도 아니었고, 영상제작은 근무시간 외에 이루어졌으며, 그 작업을 대학원 동기와 함께 했다면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될 것인지 문제된다.

오늘 살펴볼 판례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저작권의 귀속을 따져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2020. 7. 27. 선고된 2019가합540744 판결이다.


2. 사건의 개요

피고는 자동차 수리업, 자동차 디자인 및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1) 피고회사의 매장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야간에 제품을 소개, 판매 및 안내하고 있던 근로자와 2) 그의 대학동기로서 대학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석사과정생이다.

원고들은 2019. 4. 5. 피고가 제작하는 모헤닉 차량의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내용의 미디어마케팅 제안서(*총 제작비 50만원으로 2편의 캠핑 브이로그 영상 및 VR시승 영상을 제작)를 작성하여 같은 달 9. 피고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제출하였다.

피고회사의 대표이사는 위 제안을 수락하였고, 원고들은 홍보영상 촬영을 위한 콘티와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2019. 4. 20.부터 3일간 영상을 촬영하고, 2019. 4. 25. 1차 완성본 영상들을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이후 대표이사의 수정요구에 따라, 원고들은 색보정 등 2차 편집을 거쳐 2017. 4. 27. 최종 완성본을 보냈다.

피고회사는 영상 촬영을 위하여 원고들이 지출한 비용 478,1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고, 2019. 4. 29.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고, 네이버 밴드와 블로그에 유튜브 게시물을 링크하였다.


3. 업무상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저작권법 제2조 제31호, 제9조에 따라 법인·단체 그 밖의 사용자의 기획하에 법인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업무상저작물이 법인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경우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등이 저작자가 된다.

원고들이 피고에게 인건비를 제외한 견적서를 제시한 점, 피고가 원고들이 실제 지출한 비용만을 지급하고 원고에게 영상의 수정을 지시한 점 등은 업무상저작물로 볼 만한 사정이다.

그러나 직원(원고)의 경우 당초 근로계약에서 정한 담당업무는 피고 매장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차량 제품을 소개, 판매 및 안내하는 것인 점, 근무시간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8:00부터 다음날 02:00까지, 금요일은 18:00부터 다음날 06:00까지인 점, 영상의 촬영이 위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영상을 공동으로 제작한 대학원생(원고)은 피고회사와 고용관계가 없는 점, 대표이사가 직원에게 영상의 수정을 지시하였으나 그 내용은 완성된 영상물의 색감, 로고 색상, 파일 형식, 랜더링 등에 그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영상은 업무상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위 영상의 저작자이고, 저작권을 가진다.


4. 동영상 게시가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1) 저작권의 이용허락

원고들은 피고 제품의 홍보를 위하여 유튜브 등에 게시할 것을 목적으로 이 사건 영상을 제작하였고, 피고회사도 그러한 목적에서 제작을 승인하고 제작비를 지급하였다. 또한 대표이사가 2019. 4. 27. 원고와 영상에 관하여 대화를 하던 중 “영상을 유튜브에 그냥 올리면 되냐”고 질문하자, 원고가 “네 그냥 업로드하시면 자동으로 호환됩니다.”라고 대답하고 대표이사에게 영상을 보낸 점에 비추어, 원고들은 피고회사에게 홍보를 위하여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여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채용거절로 이용허락을 철회하였는지 여부

한편, 원고들은 위 마케팅 제안이 원고들의 “영상팀 채용을 조건으로 하는 의사표시”였는데, 피고가 영상팀 채용을 거절하였고 원고들에게 인건비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용허락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에 “영상팀의 신설 또는 그 업무분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정도의 언급을 넘어, “원고들의 영상팀 채용”을 구속력 있는 조건으로 삼아 이 사건 영상을 제작하고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고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회사가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행위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약정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므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로 볼 수 없다.


5. 게시된 동영상에 제작자 표시가 없었던 것이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저작권법 제12조 제2항에 따르면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저작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저작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하여야 하나,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위 영상은 유튜브 등에 게시하여 피고회사를 홍보하는 데 이용하기 위하여 제작되었고, 피고회사도 이를 위해 원고들에게 제작비를 지급하였던 점, 원고들은 이 사건 영상을 제작한 후 피고가 유튜브에 게시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 영상을 보냈는데 그 영상에 원고들의 성명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던 점, 이에 대표이사는 원고들로부터 받은 영상을 그대로 유튜브에 게시하였던 점, 원고들이 대표이사에게 특별히 자신들의 성명을 표시해줄 것을 요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오히려 위 영상의 성질이나 이용 목적, 형태, 위와 같은 전달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을 것이 요구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작자의 성명표시 없이 유뷰트에 게시하였더라도 원고들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6.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40744 판결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1) 피고회사의 업무상저작물에 관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게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이 인정되기는 하였으나, 2) 피고회사의 동영상 게시행위가 원·피고간의 이용허락에 기초한 것이므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라 할 수 없으며, 3) 위 홍보영상의 성질상 저작자로서 원고들의 성명이 표시될 이유도 없으므로 저작인격권 침해행위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본격 유튜브 시대가 도래한 만큼 앞으로도 영상저작물에 관한 분쟁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단순히 회사홍보용으로 제작된 이 사건 홍보영상과 달리,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자를 고용하거나 외주를 주는 경우에도 업무상저작물 및 이용허락·성명표시와 관련한 비슷한 분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유인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