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사고 내도 감옥 안가는 촉법소년... 손해배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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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자동차로 무면허 운전을 하던 10대 소년들이 경찰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오토바이와 충돌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 신입생이 숨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0시30분 경 대전 동구 한 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수배 차량 검색시스템에 포착됐다.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A군(13세)이 훔친 차량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이를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 도주하던 A군의 차량이 B(18)군이 몰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B군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B군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차량에는 A군 등 또래 8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 차량을 버리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들 중 6명은 곧바로 붙잡혔고, 나머지 2명은 같은 날 오후 서울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A군(13)등 8명을 훔친 차량을 몰고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망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및 도주치사 등)로 조사 중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무거운 죄질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A 군은 대전 소년분류심사원에 넘겨졌고, 나머지 7명은 가족에게 인계됐다.

왜 그럴까? 형법이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를 처벌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다가 이들은 촉법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촉법소년이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 소년'을 뜻한다. 소년법 제4조 1항 2호는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은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고 규정 돼 있다. 이 조문에서 ‘저촉’의 ‘촉’, ‘형법’의 ‘법’, 그리고 ‘소년’을 따서 조합해 만든 단어로 법조계 내에서만 쓰는 용어다. 때문에 판례와 법령은 물론 규칙, 예규, 선례 어디에도 촉법소년이란 단어가 나오지는 않는다.

촉법소년에 해당되면 소년법에 따른 보호를 받는다. 때문에 이들이 받을 처벌은 보호처분으로 기껏해야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뿐이다. 소년원 송치는 길어야 2년인데 이마저도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다. 형사처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면책될까?

우선 B군은 A군 등 8명한테 손해배상액으로 일실수입, 장례식 비용,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일실수입은 B군이 만 19세가 되는 2021년부터 65세가 되는 2067년 까지 벌 수 있는 돈을 모두 합친 액수다. 도시 일용노동자 임금이 기준이 된다. 약 3억 7천만 원 정도다. 법원 관례에 따라 장례비용은 500만 원, 뺑소니로 인한 교통사고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위자료 기준액을 1억 원으로 보고 있다. 모두 합해 약 4억 5000만 원 정도다.

이들이 훔친 승용차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해당 보험사가 피해자 B군의 상속인인 가족에게 먼저 배상을 하고 A군 등한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구상권이란 보험사가 가해자를 대신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포함한 비용을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귀책사유가 있는 가해자에게 그 비용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만약 사고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이 안됐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정부보장 사업)제도를 통해 보상금 1억 5천만 원을 받고 나머지 금액을 가해자인 A군 등 8명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에게도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755조에 의해 미성년자가 위법한 행위를 저지르면 감독자인 미성년자의 부모가 감독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이란 뺑소니차나 무보험차에 의한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어디에서도 보상받지 못할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보상하는 사회보장제도이다.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구제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최소 2백만 원부터 최대 1억 5천 만 원까지 보상이 가능하다.

교통사고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문철 변호사도 지난 1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정부보장 사업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돈 1억 5천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손해배상액에 대해 “이 배상액에는 평생 이자가 붙는다. 매년 12%씩 이자가 붙을 것”이라며 이 돈은 “부모들이 아이와 같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10대 소년들의 차량에 치여 숨진 대학생 여자친구 C씨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