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노동자 시위과정서 충돌은 업무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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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노동자들이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출차 차량을 막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들과 충돌한 사안에서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지방 모 기업의 화물 노동자들은 지난 해 9월 경 사측이 노동자 일부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배차 배제'를 단행하자 이에 맞서 공장 정문에서 노동단체들과 함께 농성과 집회 등으로 복직투쟁을 해왔었고, 이러한 투쟁에 연대하는 노조 및 일반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집회 과정에서 사측 및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피고인들은 집회 과정에서 공장으로 진입하는 차량의 앞을 가로막고 운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던 중 질서 유지를 위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들을 밀치는 방법으로 폭행하였으므로 집회관리 및 질서유지 등에 관한 경찰공무원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피고인들은 공장 정문 앞 노상에서, 위 공장으로 진입하려는 화물차량의 앞을 가로막아 운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특정 회사의 운송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법원은 검찰이 실형을 구형하였음에도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범행으로 범행 동기와 경위에 있어서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위 집회와 관련하여 노소간 합의가 이루어진 점 등을 참작”하여 벌금형을 선고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화물노동자들의 경우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지위 때문에 회사에 대한 운송료 상승 근로조건 향상 요구 시 회사가 배차에서 배제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에서는 집회를 열며 사측의 대체차량들을 막아서는 등 실질적으로 파업으로 볼 수 있는 노조활동을 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측이 업무방해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고,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생기는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질적인 근로자성을 가지고 회사와 적법하게 단체교섭, 단체행동을 하는 것임에도 아직까지 실정법상으로는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계속 동일한 형태의 판결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법원이 양형에서 사측과의 합의,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목적을 고려한 부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나, 좀 더 나아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활동을 폭 넓게 인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벌금형이 아닌 획기적인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진=박삼성 변호사, WF법률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