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성매매의 한 끗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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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성년자들이 사이버 세계를 통하여 성매매에 노출되면서 성매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현행 성매매특별법에 따르면 성매매 행위를 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백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 또 성매매 알선 등을 하는 경우 단순한 성매수자나 성매도자보다 가중처벌을 하여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매매는 어떤 경우 성매매가 되어 처벌이 되는 것일까? 요즘 변형되고 있는 성매매라 이슈가 되는 모든 형태들이 처벌이 가능한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 성매매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성을 팔고 사는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관계와 금전적 대가가 맞닿아있다고 해서 모두 성매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 여부를 수사기관이 판단할 때, 최초 만나게 된 경위나 배경, 성매매브로커가 소개비를 챙겼는지 여부, 성관계를 갖게 된 시점과 과정, 성매매의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게 된 시점과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을 하게 된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익명게시판이 넘쳐나고 있다. 세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디씨인사이드를 비롯하여, 직장인이라면 한번 씩 들어봤을 블라인드앱, 대학생이라면 알고 있을 에브리타임앱 등에서 익명을 담보로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최근 그러한 익명의 세계에서는 성관계 파트너를 공유하는 게시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썸을 타거나 사귀는 사이가 아닌, 소위 이야기하는 ‘스폰서’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게시판에서 소개를 받아서 썸을 타듯, 교제를 하듯 만나는 사이로 지내고, 만날 때마다 회당 100만원, 성관계를 갖는 날은 100만원을 더 받는 다는 조건으로 A와 B가 만났다면, 이는 성매매죄로 처벌이 될까?

처벌이 되지 않을 것이다. 비록 둘이 그러한 내용을 계약서처럼 써두었다고 해도 A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몸을 파는 것이 아니라 B라는 특정인과 성관계를 하면서 소위 연애계약을 맺어 금전을 지급받았다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성매매의 정의가 되어 있는 성매매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收受)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교행위나 유사성교 행위(오랄섹스, 항문섹스 등)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A와 B를 성매매를 하였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명인이 스폰서에게 거액의 금전을 지급받고 성관계를 하였다고 성매매로 기소되었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불특정 상대가 아니라 ‘진지하게 재혼 상대방으로 생각하고 교제하던 과정이었다’고 함으로써 불법적인 성매매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그녀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부분이 일반적인 법감정과 너무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교묘한 법의 틈새를 파고들어, 성매매의 한 끗 차이로 수많은 원조교제를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법의 한 귀퉁이에 몰려있는 가해자일지, 피해자일지 모를 미성년자 아이들의 모습들이 마음에 스친다.
 

[사진=송혜미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