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직원에게 “살찐다, 그만 먹어” 발언은 성희롱 해고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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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가 공개된 장소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살찐다, 그만 먹어라” 등의 발언을 반복적으로 했다면 이것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해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A씨가 부하직원에게 옛 애인을 거론하며 호텔 얘기를 꺼낸 것으로 인하여 부하직원이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살찐다 등 외모 관련 언행을 다른 직원이 말릴 만큼 수차례 반복해 정도가 가볍지 않고, 이는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해고가 정당하다”라고 판단했다. 공기업 직원이던 A씨는 부하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과 출장비 허위 수령 등의 이유로 2017년 12월에 해고됐었다. 이후 근무 지역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했는데 잇따라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이와 달리 1심 재판부는 “A씨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보이지 않고, 같은 직장 내에서 성희롱이 인정된 경우 감봉이나 정직에 그친 사례도 발견된다”며 징계해고는 과하다는 이유로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해고가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법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동시에 제39조에서 ‘사업주가 제12조를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사업주 처벌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39조의 과태료 규정을 통하여 처벌하고 있다. 다만, 이 법에서는 사업주만 벌칙 규정을 통해 과태료를 내도록 규정되어 있고, 직접적으로 행위를 한 직장 상사 등에 대한 처벌 부분은 빠져 있다. 직접적으로 행위를 한 직장 상사 등에 대해서는 사내 징계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접적으로 행위를 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고, 회사가 사내 징계를 통하여 처벌하다 보니 가해자 측에서 사내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사용자에게만 의무를 부여하고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현 법규정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