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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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2일 오후 5시반경 경기도 남양주시의 2차로 도로에서 78세 운전자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앞서가던 시내버스를 추돌하여 70대 동승자를 포함한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8월 5일 대구에서도 80대 운전자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과 정면충돌해 운전자 부부가 사망하였으며, 5월 12일 경남 양산 통도사 입구에서는 75세 운전자가 인파를 덮쳐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또한 2월 13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는 96세 운전자가 주차하던 중 건물 벽과 주차된 차량을 충격한 후에도 계속 진행하다가 보행자를 충격하여 사망케 하는 등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감소 방안’에 따르면 정지해 있는 물체를 파악하는 능력인 ‘정지 시력’은 40세부터 저하하기 시작하여 60대에는 30대의 8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고령 운전자는 젊은 운전자에 비해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다.

한편 도로교통공단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현재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307만여 명으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10명중 1명은 고령 운전자에 해당하고, 만약 이러한 추세라면 2028년에는 전체운전자의 22%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것이다. 

실제로 금년 9월말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402명으로 전년 동기간 2,787명 대비 13.8% 감소하였지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감소 방안으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일명 장롱면허만 거의 반납하고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금년 1월부터 75세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취득 및 갱신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는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의무교육‘을 시행한 첫 해로, 개정 내용을 뒤늦게 알게 된 고령 운전자가 많아 고령 운전자의 교육 이수율은 11월말 까지 49.9%로 저조한 상태이다.

만약 12월 31일 운전면허 갱신기간 만료가 임박하여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신청이 집중된다면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의 수용인원 초과가 예상된다. 때문에 만료일(2019.12.31.)까지 위 교육을 받지 못해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 처분을 받게 될 수 있어 12월 31일까지 위 교육 신청을 한 고령 운전자는 면허 갱신기간을 내년 3월 31일 까지 연장 할 수 있다.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은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과 안동・광주교육장 등 29개소에서 실시되며, 수강료는 없고 2시간동안 진행된다. 1교시는 운전에 필요한 기억력, 주의력, 판단력 등을 스스로 진단하는 인지능력 자가진단을 터치스크린이 설치된 컴퓨터로 실시한다. 2교시는 고령운전자의 특성에 맞는 노화, 안전운전, 교통 관련 법령 등의 교육을 강의형태로 한다.

그리고 1교시 미통과자에 대하여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DS)를 실시하게 된다. 이 검사에서 불합격하게 되면 수시적성검사 대상자로 분류되어, 운전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고,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운전면허 갱신을 할 수 없으며, 적성검사 미필시 1년 후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그렇지만 위와 같은 제도가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초고령 사회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권이 확보되지 않는 한 고령 운전자의 운전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통수단의 무상이용 기회 확대, 저속 운행을 유도하기 위한 도심지역 제한속도 하향 등과 같은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결국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감소하기 위해서는 고령자 중심의 교통제도 및 교통시설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각 지자체 및 유관기관 협업을 통한 범정부적 차원 대응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사진=박상균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