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단체장 한 명도 못 뽑으면 국민 불신 받을 것”

  • 이찬희 후보 “업계 위기 타파하자고 출사표
  • 당선자 못내면 유시직역 위협 등 회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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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6 19:00
수정 : 2019-01-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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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사진=후보 제공]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54·사법연수원 30기)는 “이번 선거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면 무의미한 선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협회 예산 낭비를 넘어 변호사가 유사직역에 위협받는 등 여러 피해가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제50대 변협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한 이 후보는 14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다수결이 아닌 찬반 투표 방식으로 오는 21일 치러진다. 후보자가 1명만 등록해서다. 변협 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뀐 뒤 후보자가 단 1명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협 회칙과 선거규칙을 보면 후보자가 1명이면 총선거권자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당선이 확정된다. 투표율이나 찬성표가 3분의 1을 못 넘으면 선거 자체가 무산되고 60일 안에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후보는 “선거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까지 기다렸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나라도 심각한 위기에 빠진 변협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무거운 짐을 지겠다는 각오를 했다”면서 투표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는 21일 실시되는 변협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
“유사직군에서 소송대리권을 달라고 하는 등 변호사 직역에 대한 침탈 시도가 거세다.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선 변호사 사무실에 대해 사실상 강제집행에 해당하는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한다. 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져있다. 변호사 업계가 사면초가·풍전등화 위기에 빠져 있는데 이를 구하려고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까지 기다렸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하면서 풍부한 회무 경험과 강력한 추진력, 탁월한 소통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아온 나라도 더는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거운 짐을 지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훌륭한 분이 변협을 구하겠다고 나섰다면 기꺼이 양보할 생각도 있었다.”

-후보자가 1명만 나오면서 선거 무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무산 시 어떤 문제가 있나.
“변협 회장 선거에 사실상 단독 후보가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이 문제가 있다는 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 단독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선거 규정과 동일하게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도록 돼 있는데, 그 전제가 다르다.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70~80%이고, 변협은 평균 50% 정도다. 3분의 1 이상 얻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이를 생각 못하고 규정을 만들었는데 그렇다고 규정을 바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당선자가 안 나오면 선거 규칙상 60일 이내에 다시 선거를 해야 한다. 60일 이내라는 규정도 지금은 못 바꾼다. 개정하려면 변협 상임이사회를 시작으로 선관위, 총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현 시점에선 할 수 없다. 결국 무의미한 선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협회 예산 낭비를 넘어서 변호사 직역에 대한 유사직역 침탈 시도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사진=후보 제공]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번 선거가 그렇게 될 수 있나.
“단독 후보이기 때문에 상대와 갈등할 일이 없다. 그동안은 후보자들이 선거 때마다 서울·지방, 사법시험·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청년·기성, 이념 등으로 나뉘어 갈등이 있었다. 당선돼 봐야 반대편이 절반이 있는 상태에서 집행부가 꾸려졌다. 이번엔 이런 갈등 없이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변호사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으로 직역수호 권익보호를 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부가 출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히려 이번 선거가 변호사 전체가 발전할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회장에 당선된다면 어떤 일들을 중점 추진할 것인가.
“임기 2년 동안 너무 많은 사업을 하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을 하겠다. 앞서 김현 회장이 추진한 사업은 잘 계승해 혼란이 없게 하겠다. 준법지원인제도 확대와 정부 법무담당관 제도 등은 계속해서 보완·추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이 만든 국회 내 소통 창구도 잘 승계해서 국회 활동을 강화하겠다. 국민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유사직역 연구나 직역창출 연구용역 등도 할 계획이다. 

변호사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할 것이다. 앞서 서울변회 회장을 하면서 파산회생과 성년후견 등으로 변호사 시장을 확대했다. 남북통일에 대한 법률 수요 연구도 시행했다.”

-지난주까지 전국을 돌면서 선거 운동을 했다. 현장 반응은 어떤가.
“이번에 회장 선거 준비하면서 전국을 다 돌았다. 전국에 마련된 58개 투표소를 돌면서 ‘이제 변호사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분이 힘을 실어주겠다는 말도 했다. 당면한 위기를 변호사 연대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크게 체감했다.

전반적으로 선거가 어떤 상황에 있으며, 회장을 못 뽑으면 변호사 위상이 추락하고 사회적 시각이 나빠질 것이라는 점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변호사 사회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는 데 공감하며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구하러 나서줘서 고맙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덕분에 많은 힘이 난다. 예전과 달리 지방변호사회 전직 회장들도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전국 변호사 회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서 말한 것처럼 변호사 사회가, 변협이 지금 위기다. 아무도 나서지 않아서 내가 나선 것이다. 이번 투표가 무산되면 변호사단체마저 국민에게 불신을 받게 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서 투표장에 가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이 대단한 결속력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변호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에 투표로 그 저력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변호사는 국민 신뢰를 받아야 한다. 변호사 단체장 한 명을 못 뽑는다면 국민에게 불신을 받게 되고, 법조계 전체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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